비교문화적 연구의 사례로 본인이 1980년대에 서울의 한 빈민지역의 의료행위 연구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도시빈민을 접근하는 이론적 틀을 근대화 이론, 종속이론, 사회적 연계망 이론(Lomnitz 1978)을 들 수 있다. 본 연구는 인류학 조사 방법인 질적연구로 중범위단계의 사회적 연계망이론으로 접근하였다.
도시빈민 지역 주민이 이주하는 과정에서부터 일상생활의 상호작용에 이르기 까지 호혜성을 유지하게 하는 4가지 요소들이 있었는데
공식적 사회적 거리(formal social distance)인 친족 연계망이 중요한 역할이 있었다.
물리적 거리(physical distance)는 이웃관계가 그 중요 역할을 하였다.
경제적 거리(economic distance) 친족 혹은 이웃간에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 에 있어서도 구멍가게 주인들이 외상을 주거나 그 집 사정을 소상히 알고 서로 경제적 도움을 주고 받는다.
사회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는 친족연계망, 이웃관계, 경제적 호혜관계와 중첩되어 있으면서 어려울 때나 기쁠 때 함께 정서를 나누는 호혜성을 유지한다.
의료문제가 발생했을 때 거시구조의 탓으로 돌려 비판하거나 무력한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여러 자원들을 활용하여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풀어나간다. 예를 들면 가난하고 세들어 사는 임시직 노동자가 공사판에서 사고로 부상을 입었을 때 반장이 나서서 생활보호대상자로 서류를 순발력 있게 꾸며주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해주었다. 엄마가 병수발을 하는 동안 집주인 아주머니는 아이들만 남아서 생활해야하는 점을 감안하여 아이들이 학교를 간 사이 연탄을 갈아 준다거나 밥을 해주는 등의 도움을 주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빈민지역의 주민들이 무기력하고 피동적인 존재로 보기 쉬우나 그 안에서 일상적인 상호작용은 적극적이고 합리적이며 호혜적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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